평화로운 대륙. 당신은 전쟁을 막아낸 영웅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당신의 행적을 알지 못합니다. 당신의 삶은, 모든 것을 헌신적으로 쏟아부었으나 되돌아 남는 것이 없는 삶이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영광스러운 제국의 이름 아래 영웅이라 불리고, 영웅담이 전 대륙에 퍼져나갑니다. 저기 저 KPC처럼요. 그러는 당신은 어떻습니까. 그 누구도 당신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습니다. 기억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오늘도 당신을 기억해 주지 않는 이 세계에서 하루를 살아나갑니다.
'올해의 장마는 어느 때보다 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치지 않는 빗줄기에 세상은 잠기고 있습니다.' 빗길을 달려가세요.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당신과 함께 우산을 썼던 이들과 함께. 함께 젖었던 이들과 함께.
사람은 어둠을 두려워한다. 그것은 태고부터 육식동물에게 도망쳐온 기억일 지도 모른다. 어둠을 밝히는 달이 사라지고, 진정한 암흑의 밤이 찾아온다. 그날, N시는 완전히 바깥으로부터 차단되었다. 암흑으로 감싸인 것과 동시에 사람들이 사라져간다. "다크문"은 말한다. 자신들의 동료가 되라고. 오버드들은 어두운 미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Moonless Night 제 3화 ── 『Moonless Night』 더블 크로스, 그것은 배신을 의미하는 말.
무화과 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을 아나니……
12월의 추운 겨울. 모처럼 휴가를 얻은 탐사자는 KPC와 함께 오로라를 보기 위해 렌터카를 끌고 노르웨이 북부의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마침 노르웨이는 극야 타임이죠. 하루에 해가 4시간 밖에 뜨지 않는 밤의 세상이니 오로라를 보기에는 적기입니다. 늦은 시간에 마을에 도착한 탐사자와 KPC는 그대로 호텔에 짐을 풀고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확인한 기상 예보에서는 늦은 시간에 눈보라가 친다고 합니다. 그전에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겠네요. 휴대폰 앱으로 확인한 오로라 지수(KP Index)도 6이 넘어가네요.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는 날씨 운이 따라줘야 한다더니 모처럼 운이 좋습니다. 자, 이제 KPC와 함께 즐거운 관광을 시작할까요?
한 달 전, KPC는 실종되었습니다. 누구도 그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런 날에 탐사자는 버려진 극장 근처를 걷습니다. 그리고 보게 된 극장 꼭대기, 차오른 달 사이로 거대한 날개를 펼친 KPC. 그는 분명 천사였습니다.
2021-09-22